728x90 반응형 ww21 [소설] 유리 눈알 2010.03.31 수 18:04 유리 눈알 그 날도 우중충한 하늘에선 희뿌연 안개와 함께 여우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반 지하 막사 안으로 들어서자 보초를 서던 당번병이 군화 뒷굽을 부딪혀 소리를 내며 오른손을 추켜올려 경례를 했다. "하일, 히틀러!" "하일. 히틀러." 그는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비에 젖어 번들번들한 검은 가죽 장갑에서 맨손을 재빨리 잡아 뺐다. 그리고는 한쪽 어깨를 기울여 빗물이 뚝뚝 흐르는 검정색 장교코트를 벗어 다른 병사에게로 넘겨주었다. "본부로부터 내려온 특이사항 없나?" 막사 안에 있던 병사의 대답은 짧았다. "없었습니다." 그는 다른 병사들이 볼 수 없도록 입을 다문 채 이를 악물었다. 막사 천장에 달린 등은 너무 희미해서 바로 아래가 아니면 어두운 .. 2019. 10. 25.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