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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노블(소설)

Ψ~지옥기사 설화집~Ψ -5- [시체백작-1](성인용동화, 잔혹동화)

by 헬나이트 2019.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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Ψ~헬나이트 설화집~Ψ

-5-

[시체백작-1]

 

 

 

 

 

음산한 안개는 그날 밤을 더욱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숲 속에서는 흰 부엉이가 부엉부엉 울었습니다.

 

언덕에서는 검은 늑대가 아우우우 울었습니다.

 

진흙에서는 회색 들쥐가 찍찍찍찍 울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휘영청 밝은 허연 보름달이

 

한눈에 담기에는 눈이 아플 정도로 크게 떠올라 있었습니다.

 

그 사이로 희뿌연 안개는 실크 커튼처럼 닫혀있었습니다.

 

거대한 저택은 마치 거대한 창처럼 솟아올라,

 

보름달의 얼굴 한쪽을 시커멓게 관통하고 있었습니다.

 

삐죽한 저택의 입구로 한 남자가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쇠창살 대문의 거대한 해골바가지 장식의 이빨에 걸려있는 원형 문고리를 세 번 두드렸습니다.

 

 

 

 

철제 대문이 진동했습니다.

 

그러더니 잠시 후 문이 끼이익 하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스스로 열렸습니다.

 

그 키 큰 사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습니다.

 

저택의 입구와 연결된 정원에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시체들이었습니다.

 

시체들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정원에 멀건히 서있었습니다.

 

"아휴 냄새 진짜..."

 

사내는 신경질 적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습니다.

 

그가 정문에 다다랐을 때쯤, 마치 자동문처럼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마중을 나왔습니다.

 

"유일무이한 분이시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백색 중절모와 백색 코트와 백색 정장 바지로 멋을 낸 중년 사내의 코에는

 

옅은 콧수염이 멋들어지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외눈 안경이 달빛에 번뜩였습니다.

 

그는 그의 정원에 서있는 시체들과는 달리, 산 사람이었습니다.

 

"아 정말이지, 여긴 진짜 올 때마다 냄새가 지독해."

 

"방부제로도 감당이 안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신사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는 즐거워 보였습니다.

 

"이번엔 시체들을 얼마나 모았지? 시체백작."

 

두 사람은 함께 저택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흰색 발광석으로 장식된 중앙 홀은 허옇게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아흔아홉 구가됐습니다. 어제 하날 더 들여왔지요."

 

시체백작이 안에서 저택 문을 닫으며 말했습니다.

 

"와 그래? 백 마리가 다 돼가네?"

 

키 큰 사내가 놀라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생각해 주신 덕분입니다."

 

"나 생각 안 해줬는데?"

 

사내가 낄낄대며 말했습니다.

 

시체백작도 소리 내어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백작은 그를 식당으로 안내했습니다.

 

칠면조 요리를 메인으로 한 다양한 음식들이 서빙되어 왔습니다.

 

물론 그 요리들을 서빙 해 온건 시체들이었습니다.

 

"이 시체들은 냄새가 안 나는군?"

 

사내가 테이블 위에 옆구리에 끼고 있던 투구를 놓으며 말했습니다.

 

그는 갑옷들을 걸어 놓는 걸이대가 있었음에도 꼭 자신의 옆에 그 투구를 놓아두곤 했습니다.

 

"예, 안에서 시중을 드는 시체들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들입니다."

 

하인들이 입는 복장을 한 시체들의 피부는 약간 핏기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살아있는 사람들과 차이점이 없어 보였습니다.

 

"오, 저 시체는 예쁜데."

 

살아있었을 때는 여성이었을 한 시체가 접시를 서빙하고

 

그것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흘겨보며 사내가 말했습니다.

 

"저게 바로 어제 들어온 그 시쳅니다."

 

"예뻐 예뻐."

 

키 큰 사내가 그것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적포도주를 쭉 들이켰습니다.

 

백작은 그의 행동을 지긋이 지켜보더니 물음을 던졌습니다.

 

"저어, 기사님께서도 인간에게 흥미가 있으십니까?

어찌 보면 외람된 질문이 될 수도 있다는 건 압니다만..."

 

"흥미? 아 물론 많지."

 

그는 심드렁하게 대답했습니다.

 

"어... 그러니까, 제 질문은... 인간에 대한 흥미라기보다는..."

 

"??"

 

키 큰 사내가 미간을 좁히며 시체백작의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눈빛을 전했습니다.

 

백작은 자신의 상체를 끌어내어 사내와의 거리를 좀 더 좁히며 말했습니다. 

 

"방금 전에, 저 시체가 '아름답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은..."

 

이야기를 들은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뎄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던 사내는,

 

"...아, 무슨 소린지 이제 알겠네."

 

그제야 피식 웃으며 백작과 반대로 상체를 뒤로 젖혀 커다란 의자에 몸을 푹 파묻었습니다.

 

"관심은 많은데, 뭐 이성적인 느낌 같은 건 없지."

 

그는 백작의 질문에 설명을 계속했습니다.

 

"생각해봐... 음... 어떤 예를 들으면 좋을까...

흠, 그렇지, 이건 마치 자네가 자네 집 앞 정원에 있는

개미들을 여자 친구로 삼을 욕구를 못 느낀다는 것과 비슷한 이치지.

물론 '관심'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는 칠면조 고기를 칼로 썰어 한 조각을 입안에 털어 넣었습니다.

 

백작은 너털웃음을 지었습니다.

 

"원, 세상에... 역시 저희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분이시군요."

 

그는 표정과는 달리 자신의 온몸이 식은땀으로 축축해지고,

 

피부에는 소름이 돋아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도대체 내 앞에 앉아서 칠면조 고기를 뜯어먹고 있는 이 남자의 깊이는 어디까지인 걸까?

 

그는 마치 바닥이 보이지 않는 천 길 낭떠러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저 칠면조 고기 대신에 내가 누워있다면?

 

백작은 충분이 '그'라면 자신을 뜯어먹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내 앞에 있는 자는 인간이 아니다.'

 

백작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는 그야말로 지성과 인격을 갖춘 식인 포식 동물과도 같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존재일 수도 있다.'

 

'인간의 언어와 인간의 정신을 겸비한 거대한 어떤...'

 

백작은 거기서 생각을 멈추었습니다.

 

그다음 단어가 생각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와야 할 어떤 적절한 단어가 정확하게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시체백작은 결국 단어를 찾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문득 그의 뇌리에 '신'이라는 단어가 스쳐 지나갔지만,

 

그는 애써 무시했습니다.

 

'아니, 그럴 리가 없지...'

 

‘그가 아무리 불노불사의 존재라지만... 그럴 리는...'

 

백작은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바로 그때,

 

좀 전에 음식을 서빙하고 부엌으로 사라졌던 여자였을 시체가 음식 접시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또 왔다, 또 왔어."

 

키 큰 사내가 헤헤 웃으며 그것을 향해 시선을 옮겼습니다.

 

시체가 식탁 가까이 다가와 접시를 내려놓았습니다.

 

그는 여전히 그것의 위아래를 즐거운 듯이 훑어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앨리제야, 앨리제야."

 

백작이 중후한 음성으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네 주인이 네게 부탁하느니,

 네 주인의 손님을 즐겁게 해드리지 않으련?"

 

시체는 목을 살짝 늘어뜨렸다가 다시 세웠습니다.

 

끔찍하게 보였지만, 언뜻 보면 그것은 마치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까딱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양쪽으로 고풍스럽게 묶어 올린 시체의 흑발 머리칼은 여전히 탐스러웠습니다.

 

사내 옆으로 다가간 시체는 그의 옆에 바짝 붙어 섰습니다.

 

그는 히죽 웃으며, 천천히 손을 뻗어 시체의 허벅다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이 살결... 마치 살아있는 것 같군... 정말이야."

 

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백작은 자신의 시체 하녀의 넓적다리를 타고 올라가 둔부 쪽을 더듬고 있는 사내를 흘깃 보고는 다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는 지금 양치기들과 수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자신의 손님과 인간의 관계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은 반드시 인간과 관계를 가진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양의 질과 인간 여성의 질이 아주 유사하다는 사실은 굉장히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해부학도 없었던 그 시절,

 

인간은 그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었던 것이었을까요?

 

그걸 가장 먼저 깨달았던 인간은 바로 양치기들이었습니다.

 

백작은 고뇌에 여념이 없어 자신이 포크로 달걀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습니다.

 

'그가 아무리 인간을 개미로 생각하고 있다지만...'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실내가 너무 덥게 느껴졌습니다.

 

'인간을 개 정도만이라도 생각한다면...

 마치 인간이 수간을 하는 것처럼, 그 역시 인간과 관계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백작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타고 내렸습니다.

 

'그는 인간을 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수간을 하는 것과 같다...

 그는 인간을 사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애완견을 사랑하는 것과 같다...'

 

마른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그는 도대체 무엇이며,

 그에게 인간은 도대체 무엇인가,

 또 그 앞에서 인간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무엇일까!!"

 

백작은 자신의 바로 옆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포크를 떨어뜨렸습니다.

 

쨍그랑-!

 

철제 포크가 발광석 바닥에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떨어졌습니다.

 

소름 끼치게도, 소리가 난 방향으로 모든 시체들의 목이 비틀려 돌아가 있었습니다.

 

"무엇이 그대를 그토록 고뇌에 잠기도록 하는 것일까!"

 

어느새 키 큰 사내는 백작의 옆에 시체 하녀와 함께 서있었습니다.

 

그는 시체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었습니다.

 

"죄, 죄송합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요즘 생각할 게 있어, 미처 부르심을 듣지 못했습니다."

 

"아냐,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사내는 팔꿈치를 하녀 시체의 어깨에 두르고는 손바닥으로는 머리칼을 쓰다듬었습니다.

 

그러다가 머리통을 끌어당겨 자신의 품으로 꺾었습니다.

 

"와, 진짜 신기해. 머리카락에서도 냄새가 안 나."

 

백작은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입을 반쯤 벌렸으나,

 

사내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됐습니다.

 

"백작. 나는 자네를 신뢰하고 있다."

 

"예?"

 

"음, 다시 생각해보게. 자네가 정원에 나갔는데 바닥에 개미들이 우글우글하고 있는 거야."

 

백작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중 한 개미가 자네에게 말을 거는 거지!"

 

"신기하군요."

 

"그래! 신기하지. 엄청 신기해. 지금 내 기분이 약간 그거랑 비슷하려고 해."

 

사내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습니다.

 

"무슨 뜻이신지요?"

 

"음 그러니까. 네가 나한테 있어서, 마치 말하는 개미 같다는 소리야. 흥미롭지."

 

이런 세상에.

 

백작은 놀라움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 남자는 나를 정말로 높게 사고 있구나!

 

그리고 이 남자는 내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존재임에 분명하구나!

 

"뭐 물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거나 이성적인 교류를 

 

나눌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지만 말이야... 

 

자네와 함께 이야길 나누면, 개미들만 득실거리는 답답한 곳에서

 

꽤 '인간답게' 상호작용을 한 듯한 느낌이 든다고."

 

백작은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입 좀 다물어, 죽음 들어갈라."

 

사내는 낄낄대며 웃었습니다.

 

"앨리제야 웃어봐. 낄낄낄, 웃기잖아. 그렇지 않니."

 

그는 한 손으로는 그것의 어깨를 감아 머리통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 턱을 간질이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표정은 무표정에서 한 치의 미동조차 없었습니다.

 

"귀여운 것, 너만이 나를 이해해 주는구나."

 

사내는 시체를 옆에 낀 채로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습니다.

 

 

"백작아, 백작아, 시체백작아.

 

 네 부인을 보러 가자.

 

 옛날에 죽은 네 부인을 보러 가자."

 

 

백작은 마치 전기 충격을 받은 듯이 벌떡 일어섰습니다.

 

덕분에 그가 앉아있던 의자가 쭉 밀려나면서 뒤로 넘어가 

 

쾅 소리를 내며 바닥에 부딪쳤습니다.

 

백작의 음성은 떨리고 있었습니다.

 

"정말이십니까! 제 아내를 보시겠습니까!"

 

"그렇다."

 

사내는 짧게 말했습니다.

 

"오 감사합니다. 지옥의 기사여! 부디 제 아내를 어여삐 보살피소서!"

 

"그냥 궁금해서 보는 거야. 이제 시체도 백구를 다 채워가니까."

 

"상관없습니다! 한 번 하신 약조는 반드시 지키신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 시체 백구를 채우면 네 아내를 살려준다는 빌어먹을 약속이었지,

 가끔 약간 후회되긴 하지만, 뭐... 수지가 아예 맞지 않는 건 아니니까."

 

백작은 울고 있었습니다.

 

"불쌍한 우리 백작! 울음을 그치도록! 

약속은 지킨다. 꼭 지킨다. 가자 백작이여, 나를 안내하라."

 

백작은 앞장서서 왕을 수행하듯이 그를 지하실로 안내했습니다.

 

셋은(정확히 말하자면 두 사람과 시체 하나) 원형계단을 내려갔습니다.

 

그들의 발 구름에 얇은 철제 계단이 울리는 소리가 텅텅 들렸습니다.

 

마침내 계단 끝 지하 방에 당도한 그들은

 

백작이 거대한 기계 문을 열자 그곳으로 들어갔습니다.

 

기계 문이 열리면서 하얀 증기가 칙- 소리를 내며 계단 복도 쪽으로 흩뿌려져 나갔습니다.

 

문 안쪽에서부터 나온 차가운 냉기는 외부에서 온 손님들의 살결을 핥고 지나갔습니다.

 

"이쪽입니다."

 

백작이 지하 홀의 중앙 쪽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는 원형으로 된 큰 기계가 세로로 서있었고,

 

그것은 굵고 얇은 여러 가닥의 선에 조잡스럽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원형 기구의 한쪽 면은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백작은 그 타원형 콕핏에 다가가 유리막에 손을 올려 두었습니다.

 

안쪽은 액체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중앙에는 한 여인이 부력에 의해 떠있었습니다.

 

"와 미인이로군."

 

키 큰 사내는 여전히 시체 하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제 아내인 소피에입니다."

 

"흐흐, 그렇군,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 아흔아홉 구의 시체라..."

 

"예, 이제 하나만 더 있으면..."

 

백작은 다시 생명 보조 장치 안쪽으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다시 살려낼 수 있어..."

 

그의 중얼거림에 사내는 씨익 웃었습니다.

 

"백작아, 백작아. 시체백작아.

 나는 가겠다.

 마지막 백 번째 시체를 구해놓으라,

 나는 보름이 네 번 지난 후 돌아오겠다."

 

"오오 드디어...!"

 

백작은 털썩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제 두 달만 지나면 그가 100구의 시체를 모았을 때,

 

아내의 목숨을 죽음으로부터 부활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시체백작은 정문 앞까지 나와서 그를 배웅했습니다.

 

사내는 시체 하녀를 놓아두고 나왔습니다.

 

"잘 있거라 앨리제야."

 

키 큰 사내는 시체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시체는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습니다.

 

 

* * *

 

 

사내의 등 뒤로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마치 앨리제의 피부 빛 같았습니다. 꼭 닮았어요.

 

미로 같은 늪과 수풀이 어우러진 지역에서 빠져나온

 

그는 짜증으로 오만상을 찡그리고 있었습니다.

 

"아휴 정말이지, 결계를 몇 겹을 쳐 놓은 거야, 제기랄."

 

그가 편편해진 숲길로 몇 걸음 옮겼을 때,

 

눈앞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노상강도 놈아. 언제 적 수법을 아직도 쓰고 있느냐?"

 

키 큰 사내는 검 집에서 검을 반쯤 뽑아 들고 

 

발로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툭툭 쳤습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흐음..."

 

사내는 턱을 긁적였습니다.

 

 

-[시체백작-2]에서 계속됨..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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